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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잘하는 방법 : 읽지 않은 장서효과, 본보기 보이기

마음씀씀이 2024. 6. 5.

책 어른의 문답법에서 소개하는 대화를 잘하는 방법 : 읽지 않은 장서효과, 본보기 보이기를 소개합니다.

읽지 않은 장서 효과
읽지 않은 장서 효과

★ 읽지 않은 장서 효과란?

'무지에 대한 무지' 현상을 연구한 두 학자 로버트 윌슨(Robert A. Wilson)이라는 철학자와 프랭크 카일(Frank Keil)이라는 심리학자가 1998년에 쓴 논문에서 사람들이 사물의 작동 원리를 실제보다 잘 안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밝혀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갖고있는 실제 지식보다 더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책 어른의 문답법에서는 이 현상을 '읽지 않은 장서 효과'라고 부릅니다.

이는 마치 책이 수중에 있으니 책에 있는 정보를 자기가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읽어보지도 않았으니 지식이 없는 상태와 같기 때문입니다.

- 읽지 않은 장서 효과에 대한 실험 -
2001년 프랭크 카일과 레오니즈 로젠블릿은 실험을 통해 '설명 능력의 착시현상'을 밝혀냈습니다.
이 실험은 수세식 변기의 작동 원리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 그 자신감의 정도를 숫자로 답하게 한 뒤, 작동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감의 정도를 다시 숫자로 답하게 했는데요.
수세식 변기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을 하기 전과 대비하여 설명 후의 자신감이 많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직접 설명을 해보고 나서는 자신이 '빌린 지식'에 의존했을 뿐이며 실제로는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수세식 변기
수세식 변기

★ 대화에서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제거해야 하는 이유

상대방과 특정 주제에 대해서 대화를 할 때, 서로 간의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같거나 다른 견해를 나눔으로써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정치적인 견해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강력한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인지과학자 스티븐 슬로번(Steven Sloman) 등의 연구에 따르면 흔한 경우 그 견해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빌린 지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자신의 연구 결과 갖게 된 견해가 아니라 어디에선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을 빌려와서 강력한 견해로 굳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안고 대화를 하게 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1)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은 대화가 불가능 하다

2) 상대방의 읽지 않은 장서 효과가 까발려지면 불편해하기 시작한다.

3)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인정하기 싫은 상대방은 견해를 더 굳혀간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강력한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과의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제거해야만 합니다.

★ 본보기 보이기 방법이란?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비롯한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본보기 보이기'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보기 보이기 방법은 대화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행동이 있다면, 내가 먼저 본보기를 보이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무지를 인정하고, 상대방이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해 주길 원하면,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하고, 상대방이 예의를 지키길 원하면 내가 예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책 어른의 문답법에서는 어느 이슬람 단체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간통한 여성의 투석형(마을 주민들이 간통한 사람에게 돌팔매질을 해서 목숨을 거두는 형벌)이 필요하다고 믿는지 물어본 자리에서 대변인이 계속 확답을 피할 때 써먹은 본보기 보이기의 예시를 아래와 같이 보여줍니다.

피터 : 간통한 여성을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믿으세요?
대변인 : 남성이라고 왜 아니겠어요? 간통한 남성은 투석형에 처하면 안 될 이유가 있나요?(말 돌리기)
피터 : 저한테 똑같이 질문해 보실래요?
대변인 : 무슨 말씀이신지?
피터 : '간통한 여성을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믿느냐'라고 물어봐주세요.
대변인 : 간통한 여성을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믿으세요?
피터 : 아니요. 대변인 께서는요? 간통한 여성을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믿으세요?
대변인 :........... 네

위의 사례와 같이 피터가 대변인에게 투석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고자 하는 경우, 자신이 먼저 명확한 입장을 얘기하고 상대방에게 명확한 입장을 끌어내는 상황입니다. 이 사례에서 사용된 것이 본보기 보이기 방법입니다.

 

★ 바람직한 대화를 위한 본보기 보이기 방법

본보기 보이기를 통해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깨우치고 보다 나은 대화를 이끌어가는 7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서로의 견해를 가진 대화
서로의 견해를 가진 대화

1) 모르면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모른다는 건 수치스러운 딱지가 아니라 정직, 겸손, 진실성을 드러내 보이는 행위입니다. 나와 상대방이 "모르겠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분명 올바른 대화를 위해 희생해 준 모습에 칭찬을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2)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는데 상대방이 대답을 얼버무리거나 거부한다면, 똑같은 질문을 내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위의 피터와 대변인의 대화에서 소개된 방법입니다. 먼저 내 생각을 간결히 답변하여 본보기를 보이고, 곧바로 똑같은 질문을 상대방에게 한다면, 상대방도 똑같이 간결한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원활하고 성공적인 대화의 관건이 되는 태도를 먼저 본보기로 보인다.

이러한 태도에는 들어주기, 정직성(특히 무지를 인정하는 것), 진실성, 호기심, 개방성, 공정성, 너그러움, 겸손함, 유머,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 등을 먼저 보여준다면, 상대방도 그에 화답하는 태도로 대화에 참여할 것입니다.

4)  아는 게 부족해 확고한 입장을 갖지 못한다고 시인한 후, 상대방에게 본인의 믿음에 관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한다.

상대방이 복잡한 주제에 관해 설명을 시도하다 보면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깨닫고 견해를 누그러뜨리기 쉽습니다. 대화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상대방에게 견해를 누그러뜨리고 좀 더 유연한 자세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5) 나 자신의 읽지 않은 장서 효과를 자각한다.

내가 갖고 있는 정치적 견해, 과학적 전문지식 등을 설명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 역시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상태로 완성시킨 견해가 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대화의 장에서 나부터 제대로 알고 있는 견해를 말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됩니다.

6) 명료하게 말하는 본보기를 보이고, 전문용어를 피한다.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 각자가 명료하게 말하기만 해도 깔끔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제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를 현혹하려는 전문용어 대신 최대한 쉬운 용어로 명료하게 말하는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7)  나쁜 행동의 본보기를 보이지 않는다.

말을 끊는 등 무례한 행위를 본인이 당하기 싫다면 내가 먼저 호의와 예의를 갖춰 대화에 임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내 견해를 너그럽게 해석해 주길 바란다면, 나 역시도 먼저 상대방의 견해를 너그럽게 해석해야 합니다. 둘 다 맞서는 대화는 절대 끝이 날 수 없습니다.

 

★ 정리하며

국회에서 벌어지는 서로의 입장차를 굳건히 가진 채 절대 좁혀지지 않는 담론을 비롯하여 회사 사무실에서의 담론, 가게 옆테이블에서 벌어지는 각종 술자리 담론 등 우리 일상에는 질 낮은 담론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읽지 않은 장서 효과가 없도록 탄탄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든 견해를 명료하고 예의 있는 본보기를 보여주며 대화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 본보기 보이기 방법은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책 어른의 문답법에서는 이 본보기 보이기 방법은 아주 중요하지만 초급의 과정으로 소개합니다. 중급, 고급의 과정에는 과연 어떤 방법들이 소개될지 기대됩니다. 

 

곧 책 어른의 문답법 리뷰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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